23살 대전에서 서천으로 시집온 새댁은 리어카를 밀고 다니며 방물장사를 했다. 시골 살림이 넉넉하지 않아 리어카에서 노점을 거쳐 서천특화시장에 자리잡은 지금까지 어느덧 45년이 흘렀다. 선어부터 건어까지 생선을 파는 어물전만 30년 차다. 머리는 희끗희끗해졌어도 고운 새댁 '대전댁'의 손길이 아직 대전상회 곳곳에 머문다.
홍어, 오징어, 명태 나오는 생선은 다 파는데 조기, 박대, 갈치, 꽁치는 다 말려서 반건조로 판다. 최고 인기 품목은 역시 서천 특산물 박대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굽거나 튀기고, 양념을 해서 졸이거나 삼발이 솥에 쪄서도 먹는다. 뼈를 발리지 않아도 익히면 살이 '쪽' 일어나서 담백하고 비린 맛이 없다. 만인의 사랑을 받는 물고기답다.
대전상회에서는 박대를 맛있게 말리기 위해 싱싱할 때 간을 하는데, 여름처럼 더운 날에는 시원하게 물을 얼린 통에 넣어 작업한다. 비늘과 껍질을 깨끗이 벗겨서, 여름에는 햇볕을 피해 널면 맛있게 마른다. 대전상회는 하루에 100~150마리를 손질하는데 거의 재고 없이 파는 편이다. 주말에는 줄이 엄청나다.
아닌 게 아니라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깔끔하고 예쁘게 진열된 박대가 시선을 끈다. 열 마리를 한 뭇으로 1만5천원에서 2만5천원 선까지 다양하게 파는데, 물건에 따라 한 두 마리씩 덤을 넣어준다. 한 번 들러서 먹어본 손님들이 명함을 받아갔다가 택배 주문을 부친다. "내 식구처럼 잘 모실게요"라는 호객이 펼쳐진 박대처럼 곱다.
대전상회
생선 일절, 얼음, 국산소금, 생선박스
041-951-9382 / 010-6211-0402, 010-4106-9382
박대 열 마리 1만 5천원~2만 5천원